5월의 도서. 구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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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구"가 과연 무엇일지 너무 궁금했다. "구" 하면 동그란 원형의 구가 생각나서 그것을 증명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있었고, 숫자 9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결론은 둘다 아니였다)
책에서 인상깊은 것
처음 책을 읽을 때 '구'는 무엇일까에 집중하고 봤다.
그래서 그런지 페이지마다 상단에 있는 동그라미(구)를 집중했다.
동그라미가 위치가 바뀔까 하면서 집중하면서 보았고, 그게 '시점'을 뜻하는 것을 알았을 땐 소름이 돋았다.
책을 평상시 읽지 않던 나에겐 이런 사소한 것도 스스로 알아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는 ㅎㅎ
'구'의 의미에 집착했지만 구는 남자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기억에 남는 구절
수미상관(?) 비슷한 구조!
책의 처음은 이상하다. 무인도에 홀로 떨어진 사람같다. 생존물인가 싶었다.
- "천년 후에도 사람이 존재할까?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때가 천년 후라면 좋겠다."
- "나는 아주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인류 최후의 1인이 되고 싶다는 말이다."
- "이것이 내 유일한 소원이다."
이 내용들이 나오고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느끼게 된다. 전혀 앞 내용과 연결이 되지 않는다.
어쩌다가 이렇게 사랑때문에 아파하는 사람이 최후의 1인이 될정도로 오래 살고 싶어할까 생각이 들었는데 그 궁금증은 책의 마지막에서 해결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구는 독백한다.
- "언젠가 네가 죽는다면, 그 때가 천년 후라면 좋겠다.
- "천 년토록 살아남아 그 시간만큼 너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 "천만년 만만년도 죽지 않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 "
구는 죽었다. 담은 살아있다. 서로는 대화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있다.
구가 느끼고 있는 것을 담이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
담이 최대한 오래도록 살아남아 자신이 그 곁에 머물 수 있기를 구는 진심으로 애타게 바란다.
담이 스스로도 인류 최후의 1인이 되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고 계속 서술된다.


구의 죽음으로 담은 괴로워했고 구를 먹기까지 한다.
각자의 고통스런 마음을 서술한 것인지 알았는데 책의 마지막을 보고서야 서로가 정말로 느끼고 있었음을 알았다.
- "여기 네가 있다. 나는 너와 있는데, 너는 나를 느끼지 못한다. "
- "나는 죽은 자다. 죽어 몸을 두고 온 자에게 감각이라니 무슨 개소리인가. 하지만 느껴진다. 나는 분명 너를 느끼고 있다."

- "말도 안돼, 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일에야 믿음이란 단어를 갖다붙일 수 있다는 말이다."
- "일단 믿으라. 그러면 말이 된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을 믿었고 말이 되었다.
서로가 계속해서 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책을 다시 보면, 구절 하나하나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구의증명 제목의 뜻
왜 구의 증명일까 책을 보기 전 들었던 다양한 생각을 위에 서론에 적어 놓았는데 이젠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구의 증명이었다.
- 구는 담이 곁에 존재한다. 일단 믿으라. 그러면 말이 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증명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의미 그리고 표현
책에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살을 먹을 수 있을정도로 그렇게 살결까지 느끼고 싶을 정도로 먹는 것으로 표현한다.
사실 처음에는 소름돋았다. 아무리 책이고 가상이라지만 죽은 사람을 먹다니. 이게 진짜인가.
그정도로 사랑한다는 상상의 묘사인가. 내가 진정한 사랑을 안해봐서 공감을 못하나.
책의 결말을 보기전까지 꺼림칙했다. 책 속에서 말하는 사랑은 뭐지(?) 그러다 작가의 말을 보고 깨달았다.
"애인과 같이 있을 때면 그의 살을 손가락으로 뚝뚝 뜯어 오물오물 씹어 먹는 상상을 하다 혼자 좋아 웃곤 했다.
그런 상상을 가능케 하는 사랑. 그런 사랑을 가능케 하는 상상"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사랑의 표현이 먹는 것이라면 이 문장은 담이 구를 엄청나게 사랑한다는 증거이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고,
살아 있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버린다.
사랑하고 쓴다는 것은 지금 내게 '가장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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